질문 하나 하겠다.
죽기 직전, 누군가 당신이 생의 마지막으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선사하겠다고 한다면
어떤 요리를 선택하겠는가? (지금 눈 감고 떠올려보라)
난 이 고민을 5년째 하고 있다. 어려운 밸런스 게임에 빠졌거든.
두껍게 구운 삼겹살과 소주이냐? 짭조름한 알리오 올리오에 소비뇽블랑이냐?
이런저런 레시피로 파스타를 만드는 유일한 취미가 있다. 지금까지 만든 파스타들
이 정도로 파스타를 좋아해서 구내식당에서 양식이 나올 때마다 무조건 한식보단 양식들을 고르는 편인데.
그런데,
삼성웰스토리 구내식당에 나오는 이 파스타들, 묘하게 현지 맛이 나는데 말이다.
(근데 이탈리아 가본 적 없음)
누가 개발한 걸까?
궁금하다면 따라오라!
알아보자 고고.
오늘의 조랑말🐎 스칸돌라 톰마소 프로(Tommy)
삼성웰스토리의 미소천사 스칸돌라 톰마소. 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 출신이다.
워홀 중 유럽에서 만난 한국인 와이프를 따라 2016년, 한국에 들어온 사랑꾼.
2021년 삼성웰스토리에 입사해 이탈리안 음식을 개발하고 있다.
(TMI)
이번 인터뷰는 톰마소의 한국 말투를 최대한 그대로 살렸다.
톰마소는 한국말을 꽤 하지만, 한국말로 적합한 단어나 문장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때, 중간중간 영어를 섞어 썼다.
영어 울렁증이 있는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한국말로 묻고 답했다. (ㅎㅎ)
Q. Hi? Nice to meet you…?
👨🍳 안녕하세요?
Q. 톰마소, 우리 천천히 한국말로 인터뷰해 봅시다. 우리에겐 번역기도 있으니까!
👨🍳 오~케이~
Q. 2021년 삼성웰스토리 입사 전에 한국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있었어. 한남~강남~이태원.
삼성웰스토리 오기 바로 직전에는 여의도 C 호텔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있었어.
Q. 그렇군. 주문이 들어오면 한 디시씩 요리를 만드는 일반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여러 명을 위해 한 번에 대량의 조리를 하는 단체급식은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 레스토랑에서는 요리만 하고 고객은 직접 볼 수 없어서 조금 심심! 삼성웰스토리에서 일하니까 고객들과 직접 만나고 얘기도 하고 인사도 할 수 있어서 좋아. 헬로! 인사도 하고 맛있어요? 묻고. 사람 만나는 거 좋아!
Q. 그렇겠다. 톰마소는 저랑 잘 모르던 때에도 먼저 방긋 웃으며 인사했으니까.
👨🍳 그게 바로 이탈리아 DNA! 모든 상황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항상 긍정적으로 미소 지으며 일하는 게 내 삶의 방식이야. (너무 좋은 말이라 인터뷰 중에 나도 모르게 다이어리에 그대로 썼다.)
그런데 처음에 잘 몰라서 손님들한테 반말을 조금 했는데, 아저씨 손님이 '너 한국어 누구한테 배웠니? 왜 반말이야!' 라고 혼내서 그때부터 이제 '안녕~' 안 하고 '안녕하세요?'하고 존댓말 해.
(사진 1) 전국의 단체급식 사업장을 누비며 사람들에게 밝은 이탈리아 DNA를 전파하는 톰마소
(사진 2) 귀여운 두 아이가 톰마소와 참 닮았다. 너무 귀여워!
Q. 하하하하하.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제법 당황했겠는데? 당황했을 톰마소 표정이 머리 속에 그려진다. 자 이제 톰마소가 하는 일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파헤쳐 보자!
👨🍳 오케~이!
Q. 톰마소가 소속된 '조리R&D센터'는 뭐 하는 곳인지?
👨🍳 우리는 전국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트렌디 메뉴와 레시피들을 개발해. 개발한 레시피들을 전국 조리사들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쿠킹 클래스도 열지!
계절에 맞는 신메뉴나 특선 메뉴도 개발하고, 인기 있는 최신 메뉴들도 발굴해서 단체급식 레시피에 맞게 개발도 하고! 최근에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유명 셰프들이 우리가 운영하는 구내식당에서 특별한 식사들도 제공했잖아?(흑백요리사 나온 파브리! 나랑 아는 사이야! 흐흐) 우리 그룹에서 담당하는 거야!
Q. 개인적으로 R&D센터, 팬이다. 나는 돈 버는 이유 중 하나가 맛있는 걸 먹기 위해서인데, 구내식당에서 매번 트렌디한 신메뉴들이 나올 때마다 혼자 극찬한다.
조리R&D센터에서 톰마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 나는 <월드셰프> 프로모션 중 유럽 국가를 담당하고 있어. 유럽 관련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메뉴와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도 제공하지.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는 사내 식당에서 직접 조리한 메뉴들을 고객들에게 줘. 재밌어!
월드셰프는 나를 포함해서 퐁킨벵, 비슈트니라즈, 이귀량, 피터까지! 5명의 친구와 함께 하고 있어. 다들 동남아시아, 중국, 인도에서 온 친구들인데 역량이 대단하지.
삼성웰스토리에는 이렇게 대단한 외국인 셰프들이 있다. 자랑스럽다. 벅차오른다!!
Q. 나마스떼 नमस्ते ~~~어쩐지…인도커리 나올 때 눈감고 먹으면 내가 인도에 온 줄 기분이 들더라니. 프로모션 진행하면서 톰마소가 가장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은 뭔지?
👨🍳 삼성웰스토리를 사랑해 주는 고객들에게 매 순간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 그러려면 음식이 만족스러워야 하니까, 메뉴를 개발하고 제공할 때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을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
근데! 좀 어려워! 이탈리아 음식은 사실 단순하다? 짠 편이고 까르보나라를 생각해 봐. 사실 본토 이탈리아 까르보나라는 올리브오일, 판체타(이탈리아식 베이컨), 노른자면 되는데 한국은 파스타도 다양한 재료를 올리고 넣는 걸 좋아하잖아~
거기다 한식은 한 끼를 먹어도 반찬도 다양하고 그러니까 짭짤하면서도 조금 달고 이런 풍부한 밸런스의 맛을 좋아하더라고? 그걸 만드는 게 쪼끔 힘들어!
Q. 크크크. 톰마소의 노고가 뭔지 알겠다. 사실 나도 파스타 요리할 때 새우 듬뿍~마늘 듬뿍~새우로 부족하면 베이컨도 막 넣고 아주 푸짐하게 먹으니까.
삼성웰스토리 입사하고 톰마소가 개발한 이탈리아 요리들이 많을 텐데. 그중 가장 마음이 가는 메뉴 있나?
👨🍳 치킨 카차토레! (Pollo Alla Cabcciatore). 이건 내가 삼성웰스토리 입사할 때 처음 테스트했을 때 시연한 요리야! 이건 전국 구내식당에도 제공되는 메뉴인데, 인기도 많아. 약간 춘천! 춘천 닭갈비랑 비슷한 건데 토마토소스 베이스야. 맛있어. 한국 사람들도 좋아할 맛이지!
이것 말고도 프리타타, 파스타 콘칼라마리 이런 게 있어. 맛있지~
(사진 1) 이탈리아인이 만드는 파스타, 맛이 없을 수가…
(사진 2) 톰마소가 한국식으로 구현한 치킨 카차토레! 이건 안먹어봤는데, 맛보고 싶다! 해줘!
Q. 사소한 질문인데 두 가지가 있다.
톰마소가 생각하는 한국에서 가장 이태리 본토 맛을 잘 내는 레스토랑이 어딘지?
그리고…파스타 맛있게 만드는 꿀팁은?
👨🍳 오! 내 친구가 셰프로 일하는 레스토랑! '보르고 한남' 추천해. 여기 맛있어. 미쉐린 가이드 서울도 선정됐을걸? 내 친구가 일해!
그리고, 파스타는 개인적으로 유럽의 치킨스톡 브랜드 중에 KNOR(크노르) 추천해. 한국에 다시다가 있다면 유럽은 치킨스톡이지! 하하. 맛있어 맛있어.
Q. 고맙다. 오랜만에 알리오 올리오를 해 먹어볼지 고민 중인데, 크노르~구입해봐야지.
마지막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비롯해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항상 동료들의 도움과 배려 속에서 더 잘 성장할 수 있었어! 또 고객들에게는 항상 친절하고 즐거운 맛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톰마소의 일에 대한 신념이 나랑 꽤나 닮아서 즐거웠던 이번 인터뷰.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중 회사에서 동료들과 마주하고 일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진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근본적인 마음이라 생각한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의 입꼬리가 내려가 있지 않은지?
억지로라도 입매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어보자.
옆자리 동료에게 스몰톡 한마디 걸어보는 건 어떤지?
'어휴, 결정 내리길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살았던 나라는 어디게요? 바로 고려!래요! 우하하'
웃고 살자. 미소 짓자.
그렇게 우리, 삶을 조금 더 재미있게 살아봐요.
오늘의 조랑말 끝!